소비자를 위한 등급제도 조정?

한우(축산물) 등급제도의 도입배경과 역사의 1편에 이어 2번째로 소비자 입장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기술해 보려고 합니다.

진정 현재의 등급제도가 소비자에겐 어떠한 선택의 문제가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 현재의 한우등급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19년 12월1일부터 그 이전까지는 1++등급,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크게 구분하여 명기되었던 소고기 등급표기가, 그 뒤에 해당등급에서 명확하게 몇 번의 근내지방도(마블링, marbling)를 가지고 있는지 소비자에게 알게 끔 명기하게 기준을 개정하게 됩니다.

 

                                                                     <2019년12월1일 적용되는 등급기준 개정>

 

위의 이미지에서 보듯이

1. 마블링스코어는 등심단멱적을 보고 면적 안에 지방의 함유도로 결정하여 스코어를 1~9까지 부여한 게 된다.
2. 기존 8~9번까지의 마블링스코어(즉,17%이상의 지방함량)에서 15.6% 이상의 7~9번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한다.
3. 아래표에서 보듯이2018년~2020년(시행전1년과 시행 후 1년의 등급출현율) 14.8%에서 22.5%로 무려 66%나 증가된다.
4. 또한 1+~1++의 총 출현율은 43.8%에서 47.7%로 증가되었다. 여기서 또 이상한 점은 1+등급이 29%에서 25.2%로 약 4%의 하락만 있다는 점이다. 즉 마블링스코어를 6~7로 규정한 이전의 1+등급 중에서 6은 얼마 안 되고 상당 부분이 7이었다는 결론이다.
5. 그렇다면 1등급은 얼마나 출현하는가? 2019년~2020년(하단 표의 우측기간과 동일) 26.3%이다.즉 우리가 알고 있는 한우 중에서 1등급 이상의 출현율은 총 1년간 도축되어 등급판정받은 소중에서 약 74%나 되는 것이다.
6. 따라서, 1등급 한우가 한우의 대명사인 것처럼 좋은 한우, 귀한 한우라는 말이 맞을까? 귀하다는 말은 개개인의 기준에 따라 결정할 주관적 견해이므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귀한 한우, 즉 상위 10% 안에 꼽을 수 있는 한우라면 표에서 보듯이 최소 1++B등급이상인 것이다.

<소고기 등급출현율:좌-2018년12월~2019년11월 / 우-2019년 12월~2020년 11월_출처:축산물품질평가원>

 

한우 유통구조의 문제점

물론, 사료와 사양기술의 발전으로 등급출현율이 더 좋아졌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 사견으로는 1년 만에 그렇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1++등급의 마블링스코어가 표기되어 소비자가 알 수 있다고 하여도, 1++등급 9,8,7의 가격이 다 다르게 책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일부 백화점에서는 "5 STAR", "NO.9"로 9번 스코어의 일부제품을 최고급으로 차별화되어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8,7번의 구분이 나뉘어 가격이 책정되는 매장은 있을까요?

즉, 공급자인 한우농가는 1++등급의 출현율로 더 좋은 가격으로 경매가격이 책정되어지고, 중간 유통 및 판매자는 7,8,9번으로 나뉘어 책정되는 경매가격으로 차등 구매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각각의 마블링 스코어대로 다른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나요?

대한민국 한우의 위상과 품질의 고급화라는 것도 좋지만, 1+등급의 마블링스코어는 6~7번으로 두고 8~9번까지는 1++로 하던, 것을 사양기술과 사료의 고품질화로 마블링스코어 10 이상으로 신설하여 더 좋은 , 더 고급육을 찾는 소비자에게 특화된 최고의 한우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했더라면 하는 개인적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금의 한우등급제도는 누구를 위한 등급개정일까요? 소비자? 농민? 유통업체?

물론 농민도 할 말은 많을 것입니다. 사료가격의 상승, 인건비의 상승, 송아지(밑소) 가격의 상승 등으로 한우경락가격이 더 높아야 한다는 의견도, 유통업체는 지나친 가격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 인건비 및 현상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유지관리비를 커버하기 위한 판매가격의 책정등, 넘어야 할 문제, 논의되어야 할 문제등도 많지만, 수입육과 차별화된 더 맛있고 우수한 한우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과연 누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우등급제도의 도입배경과 역사, 한우 등급제도의 현주소까지 알아본 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일 겁입니다. 하지만, 수요가 없는 공급은 공급라인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고, 수요 확대를 위한 품질의 차별화, 안전하고 공정한 판매를 통하여 믿고 소비할 수 있는 사회환경을 조성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음시간에는 한우의 등급별 가격과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